- 제목: 행운을 돌려줘
- 개봉: 2006. 05. 25.
- 감독: 도날드 페트리 (Donald Petrie)
- 출연: 린제리 로한 (애쉴리 올브라이트 역), 크리스 파인 (제이크 하딘 역), 페이즌 러브(데이몬 필립스 역), 미시 파일(페기 브래든 역)
나는 원래부터 운이 타고난 여자입니다.
영화 <행운을 돌려줘>는 비가 쏟아지는 출근길에 우산도 없이 건물을 나서는 애쉴리 (린제리 로한)의 모습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녀를 위해 택시를 잡아주던 도어맨은 우산 없이 출근하려는 그녀에게 괜찮겠냐고 물어봅니다. 하지만 그녀는 쏟아지는 비가 별 문제 아니라는 듯 오히려 우산이 꼭 필요하겠냐며 그에게 되묻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아집니다. 놀라는 그의 모습을 뒤로하고 그녀는 밝게 웃으며 택시에 올라탑니다. 그리고 택시에 오르기 직전 그녀는 길에 떨어져 있던 지폐를 줍는 행운까지 거머쥡니다. 택시에 올라 탄 그녀는 택시 기사에게 그녀의 직장이 있는 곳까지 4분 안에 가줄 것을 요구합니다. 그는 막히는 출근길에 그 시간 안에 도착하는 것은 무리라며 코웃음을 쳤지만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그녀가 탄 택시가 가는 길마다 계속해서 녹색 신호등이 켜집니다. 심지어 그녀는 그녀가 잘못 걸었던 전화 연결로 인해 경품까지 당첨됩니다. 온 세상의 행운은 그녀가 다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때 그녀가 탄 택시는 길거리에 서있던 한 남자에게 물을 튀기며 그를 흠뻑 젖게 만듭니다.
나보다 더 불행한 남자는 없을 겁니다.
방금 전 물을 흠뻑 뒤집어쓴 이 남자는 영화 <행운을 돌려줘>의 남자 주인공 제이크 (크리스 파인)입니다. 그는 유명한 음반 제작자인 데이몬 (페이즌 러브)을 기다리다가 봉변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금세 정신을 차립니다. 곧 그는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서는 데이몬을 발견하고 그를 뒤쫓아 갑니다. 데이몬을 기다리고 있던 이유는 그가 맡고 있는 밴드를 데이몬에게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운이 좋지 않습니다. 그는 발 한쪽을 땅에서 떼자마자 곧 물 웅덩이에 다른 한쪽 발을 담그고 맙니다. 바지 밑단이 온통 물에 젖어 버린 그는 그 물웅덩이에서 동전 하나를 발견하지만 그것을 주우려 하자마자 이번엔 바지 단추가 떨어져 나갑니다. 속옷까지 보일 정도로 흘러내리는 바지를 간신히 붙잡고 데이몬의 뒤를 쫓는 그의 모습은 굉장히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래도 제이크는 간신히 데이몬이 있는 공원까지 따라가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그는 휴지통에 버려져 있던 지폐까지 얻어서 기분이 좋으려던 찰나 곧 그 지폐에 개의 변이 묻어있는 것을 깨닫고 깜짝 놀랍니다. 그의 불운이 여기까지 만이었으면 하고 바라는 순간 호숫가에서 더러워진 손을 씻으려던 그는 조깅하던 여자와 부딪혀 변태로 오해까지 받습니다. 하필 근처에 있던 경찰에게 쫓기는 신세까지 된 제이크는 과연 무사히 데이몬을 만날 수 있을까요?
드디어 만난 극과 극의 두 남녀.
영화 <행운을 돌려줘>에서는 애쉴리가 사업상 기획한 파티가 성공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그녀에게는 항상 행운이 뒤따랐기에 그녀 또한 자신감에 차 있습니다.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던 애쉴리는 손님들에게 점을 봐주고 있는 점술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카드 점괘를 권하던 그녀에게 애쉴리는 자기는 항상 운이 좋았으니 필요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녀의 점괘를 본 점술가가 잠시 심각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카드 한 장을 애쉴리에게 내밀며 행운의 수레바퀴가 뒤집혀 있다며 조심할 것을 당부합니다. 애쉴리가 그녀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떠난 뒤 점술가는 한 장의 카드를 한 번 더 뒤집어 봅니다. 그런데 카드를 확인한 그녀의 표정이 또 한 번 심각해집니다.
애쉴리가 파티 상황을 확인하며 정신없던 그때 제이크는 종업원으로 분장 후 파티장에 몰래 잠입해 들어오는 데 성공합니다. 그는 파티 진행자가 데이몬이란 사실을 알고 그에게 다시 한번 그의 밴드를 소개하기 위해 모험을 감행한 것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로 복잡한 파티장에서 그에게 접근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곧 사람들에게 휩쓸려 다니던 제이크는 애쉴리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영화 <행운을 돌려줘>의 주인공끼리는 무엇인가 통하는 것이 있는 것일까요? 두 사람은 몇 번의 눈빛을 교환 후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서로 마음이 통한 것 같아 보이는 두 사람은 곧 키스를 나누게 되고 이 모습을 점술가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지켜봅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애쉴리와 키스를 나누던 제이크는 잠시 뒤 행사장 밖으로 나가는 데이몬을 발견합니다. 그를 놓칠 수 없었던 제이크는 애쉴리에게 잠시 기다려달란 말을 남기고 황급히 그를 따라나섭니다. 그런데 그때 행사장 한쪽에서 소란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그곳에 있던 경찰들이 애쉴리를 발견하고 그녀를 체포하기 위해 그녀 곁으로 다가옵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애쉴리는 영문도 모른 채 그 길로 경찰들 손에 붙잡혀 경찰서로 끌려가게 됩니다. 이 때부터 영화 <행운을 돌려줘>는 주인공들에게 뭔가 변화가 일어났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데이몬을 따라나서던 제이크는 택시 한 대가 데이몬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것을 발견합니다. 차에 치일뻔한 데이몬을 밀쳐내고 대신 차에 크게 부딪힌 제이크는 멀리 튕겨져 나갑니다. 그런데 완전히 박살난 택시 유리창 상태에 비해 제이크의 몸 상태는 상처 하나 없이 너무나도 괜찮습니다. 갑작스럽게 데이몬의 생명의 은인이 된 제이크는 그의 바람대로 데이몬에게 그의 밴드를 소개할 기회를 얻어냅니다.
키스를 기점으로 두 사람의 행운과 불운이 서로 뒤바뀌기라도 한 것일까요? 이후 계속해서 애쉴리에게는 불운의 날들이 반대로 제이크에게는 행운의 날들만 이어지게 됩니다.
흥미로운 주제의 영화.
<행운을 돌려줘>는 일반적인 로맨스에 판타지가 접목된 영화입니다. 행운과 불운이라는 신선한 주제로 두 남녀 주인공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뤘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어냅니다. 쉴 틈 없이 벌어지는 사건 사고에 눈을 떼기 힘들 정도의 빠른 진행 속도도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맥가이버>등 많은 인기 TV 시리즈들을 연출했던 도날드 페트리의 센스와 노하우도 영화를 통해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행운을 돌려줘>에서 늘 행운이 뒤따랐던 애쉴리와 달리 애쉴리 역할을 맡았던 린제리 로한은 실제 평탄한 삶을 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아역 배우 시절 영화 <패어런트 트랩>으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이후 끊임없는 스캔들로 악동이란 별칭까지 얻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