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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난드 (Ferdinand, 2017) - 황소는 꽃을 사랑하면 안되나요?

  • 제목: 페르디난드
  • 개봉: 2018. 01. 03.
  • 감독: 카를로스 산다나 (Carlos Saldanha)

난 평화롭게 살고 싶어요. 

 영화 <페르디난드>의 배경은 스페인의 한 투우 목장입니다. 넓은 마당에서 송아지들끼리 박치기 싸움을 하며 힘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언젠가 투우사와 싸워 이겨 챔피언이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치열하게 힘겨루기를 하고 있을 때 마구간에서 한 마리 검은 황소가 등장합니다. 그는 싸움에 엮이고 싶지 않은 듯 그들의 눈을 피해 목장 한쪽 구석에 핀 빨간 꽃을 향해 다가갑니다. 그리고 그는 태양 아래 말라가던 그 꽃에게 물을 주기 시작합니다. 꽃을 사랑하는 이 황소가 바로 <페르디난드>의 주인공인 페르디난드입니다. 

 그때 큰 소음을 내며 트럭 한 대가 목장으로 들어섭니다. 송아지들은 흥분해서 트럭을 쫓아 따라갑니다. 그들은 투우 경기에 참가할 황소를 고르기 위해 오는 트럭을 늘 반깁니다. 그리고 이번엔 자신의 아버지가 투우사에게 선택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출합니다. 그리고 자신도 아버지처럼 뿔이 나기 시작하면 경기에 참가할 황소로 선택될 것이라며 기대감에 차있습니다. 하지만 싸움을 싫어하는 페르디난드는 다른 송아지들과는 다른 생각입니다. 그는 투우사와 꼭 싸워 이겨야 하는 건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결국 다른 송아지에게 겁쟁이라고 놀림받던 페르디난드는 자신의 아버지를 포함한 어른 황소들이 마구간에서 몰려나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 

 어른 황소들은 투우사에게 선택되기 위해 서로 치열하게 싸우기 시작합니다. 이 전투에서 승리한 황소만이 투우 경기에 참가해 이름을 널리 떨칠 수 있습니다. 명예로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그들의 싸움은 더욱 거칠어지기 시작합니다. 긴 싸움 끝에 승리한 황소는 페르디난드의 아버지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승리의 기쁨에 취해 페르디난드와 마주하게 됩니다. 용감하게 경기에 나서 챔피언이 되고 싶다는 그의 희망 사항을 듣고 페르디난드는 싸움 없이 챔피언이 될 수는 없냐며 그를 걱정합니다. 그는 다정한 말투로 그런 평화로운 날이 언젠간 꼭 왔으면 좋겠다며 어린 페르디난드를 위로합니다. 그는 꼭 싸움에서 승리해 목장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페르디난드에게 약속합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날 밤 돌아온 트럭 속에는 그의 아버지는 없었습니다. 당황한 페르디난드는 어쩔 줄 몰라합니다. 그때 마구간에서 나온 페르디난드를 발견한 목장 사람들이 그를 잡기 위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갑작스러운 사람들의 모습에 겁을 먹은 페르디난드는 그들을 피해 목장 밖으로 뛰쳐나옵니다. 정신없이 달리던 페르디난드는 그의 눈앞에 나타난 열차를 발견하고 그곳에 몸을 싣습니다. 그렇게 위기에서 벗어난 페르디난드는 열차가 잠시 멈춘 틈을 틈타 그곳에서 내려 또 정처 없이 여러 언덕을 올라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비 내리는 어두운 숲길을 달리던 페르디난드는 곧 발을 헛디뎌 절벽에서 미끄러져버립니다. 그때 누군가가 쓰러진 페르디난드를 발견합니다.   

새로운 가족들과의 만남. 

 페르디난드가 다음날 눈을 뜬 곳은 한 농장이었습니다. 그가 당황해하던 그때 머리에 하얀 꽃을 단 여자 아이가 그에게 천천히 다가옵니다. 낯선 그녀의 모습에 겁을 먹은 페르디난드는 그녀에게 나는 꽃 향기에 취해 그녀의 냄새를 맡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니나'로 이 농장주의 딸입니다. 그녀는 페르디난드가 꽃을 좋아하는 것을 눈치채고 다정하게 그를 안아줍니다. 그녀는 앞으로 그를 잘 돌봐주겠다는 말과 함께 그를 마구간 밖으로 데리고 나옵니다. 밖에선 재배한 꽃을 트럭에 싣고 있는 그녀의 아버지 '후안'과 큰 개 '파코'가 그를 환영해줍니다. 니나는 예쁜 꽃들이 가득한 동산으로 페르디난드를 안내합니다. 황홀한 광경에 기분이 좋아진 페르디난드는 꽃들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언덕에 오른 그는 먼 곳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행복해합니다. 

 그날 이후로 니나의 집에서 그녀의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 페르디난드는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이곳에선 거친 싸움도 이별도 없습니다. 그는 그저 그가 좋아하는 꽃에 둘러싸여 친절한 그녀의 가족들, 동물친구들과 생활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흘러 페르디난드는 그의 아버지보다 덩치가 더 큰 어른 황소로 성장하게 됩니다. 

심상치 않은 사건이 일어날 것 같은 축제 현장. 

 오늘은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꽃 축제의 날입니다. 페르디난드가 제일 좋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집니다. 후안이 더 이상 페르디난드는 꽃 축제에 갈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송아지 시절에는 괜찮지만 이미 너무 커져버린 그를 사람들이 두려워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니나는 페르디난드가 가지 않으면 자신도 행사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고집부리지만 결국 그를 위해서라도 이번 축제엔 그를 데려가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대신 꽃 화관을 쓴 파코가 트럭 뒤에 실려 부녀를 따라가게 됩니다. 

 처음으로 행사에 참가하지 못하게 된 페르디난드는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그는 니나 가족을 따라갈까 고민하지만 그를 걱정하는 후안을 생각하면 농장에 얌전히 남아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는 고민 끝에 혼자서 꽃 축제에 가기로 결심합니다. 현장에 도착한 그는 니나를 찾아 골목 여기저기를 구경하기 시작합니다. 즐거운 표정의 그와 달리 그의 엄청난 크기에 압도된 마을 사람들은 그를 겁먹은 표정으로 쳐다보기 시작합니다. 그에게 곧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은데요. 불안한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한 페르디난드는 과연 무사히 니나를 만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