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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엘라(Cruella, 2021) - 악녀의 대명사 크루엘라의 과거가 밝혀진다.

  • 제목: 크루엘라
  • 개봉: 2021. 05. 26. 
  • 감독: 크레이그 질레스피 (Craig Gillespie)
  • 출연: 엠마 스톤 (크루엘라 역), 엠마 톤슨(바로네스 역), 마크 스트롱 (보리스 역), 폴 월터 하우저(호러스 역) 등. 

나는 남들과 달라. 

 영화 <크루엘라>의 주인공 에스텔라(엠마 스톤)는 태생부터 특별했습니다. 머리카락이 반은 검은색, 반은 흰색으로 태어났기 때문이었습니다. 남들과 다른 점은 그녀의 머리 색깔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세상을 보는 눈도 남달랐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패션에 안목이 있던 그녀는 옷을 제작할 때도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뒤집는 천재성을 보입니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특이한 세계관을 지닌 에스텔라는 그저 이상한 아이에 불과할 뿐입니다. 에스텔라의 독특한 성향은 어머니도 진즉부터 인지하고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에스텔라를 응원하는 그녀의 유일한 가족이기도 합니다. 

억제할 수 없는 본능. 

 시간은 흘러 영화 <크루엘라>는 에스텔라가 지역의 명문 학교에 진학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에스텔라의 어머니는 그녀가 본성을 누르고 착하고 예의 바르게 지내길 바라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불량 아이로 낙인찍히면 그녀에게 좋을 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진심으로 위하는 것을 알고 있던 에스텔라는 그녀의 말대로 얌전히 지내겠다고 약속합니다. 에스텔라는 당당하게 교문 안으로 들어섭니다. 하지만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에스텔라는 그녀가 개조한 독특한 교복 상의로 갈아입습니다. 남들의 시선을 끄는 머리색 또한 모자로 가리지 않았습니다. 대신 친구들에게는 상냥하게 대하기로 한 듯 먼저 인사를 건네기도 합니다. 하지만 에스텔라의 이상한 차림을 모든 학생들이 좋아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에스텔라가 먼저 인사를 건넸던 남자아이는 그녀를 스컹크 취급하며 그냥 지나가버립니다. 그래도 에스텔라에게 친구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니타'라는 소녀는 무례한 아이들은 신경 쓸 것 없다며 에스텔라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합니다.

 

 에스텔라를 괴롭히는 무리들의 장난은 갈수록 심해집니다. 결국 에스텔라 속에 내제해 있던 포효가 겉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그녀는 더 이상 참지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시비를 걸면 온몸이 흙투성이가 되더라도 그와 뒹굴며 싸웠습니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대가로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그것은 그녀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에스텔라의 반응을 즐기던 남자아이들은 계속해서 에스텔라에게 시비를 걸며 싸움을 유도합니다. 그때마다 에스텔라는 사나운 본성을 드러내며 주먹을 날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그녀는 매일같이 교장실로 불려 가게 됩니다. 이렇게 정신없는 와중에도 그녀에게 특별한 친구가 생기기도 합니다. 에스텔라가 다수의 아이들에 의해서 쓰레기통에 던져졌던 날, 그녀는 그곳에서 강아지 '버디'와 처음 만납니다. 앞선 장면들을 통해 영화 <크루엘라>는 에스텔라가 완전히 악녀의 모습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거야. 

 결국 시비가 붙은 친구들과 지속적인 싸움을 일으키던 에스텔라는 어머니와 함께 교장실로 불려 가게 됩니다. 에스텔라를 지긋지긋한 문제아로 생각했던 교장이 그녀에게 퇴학 처분을 내리려던 순간 재빠른 그녀의 어머니가 먼저 자퇴 선언을 해버리면서 에스텔라는 학교를 나오게 됩니다. 

 에스텔라의 어머니는 그녀를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범상치 않은 그녀를 양육하기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그녀는 에스텔라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에스텔라의 패션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촌동네를 떠나 대도시 런던으로 향합니다. 이 지점에서 영화 <크루엘라>는 에스텔라에게 새로운 변화가 생길 것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우선 그녀는 그녀가 알고 지내던 남작 부인의 집으로 향합니다. 그녀는 남작 부인의 정체에 대해선 말을 아낍니다. 에스텔라에게는 그저 힘들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친구라고만 설명할 뿐입니다. 항상 노력하는 어머니에게 미안함을 느꼈던 에스텔라는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그녀에게 더 이상의 질문은 하지 않습니다.  

 곧 그들은 의리의리한 대저택 앞에 도착합니다. 에스텔라의 어머니는 자신이 남작 부인을 만나는 동안 에스텔라에게는 차 밖으로 절대 나오지 말 것을 당부하며 그녀에게 집안 가보인 목걸이를 목에 걸어줍니다. 마치 에스텔라의 존재가 누구에게도 들켜서는 안 되는 듯 그녀는 에스텔라에게 모자까지 씌워주며 숨어있으라며 다시 한번 주의를 줍니다. 

불행의 연속. 

 하지만 사람들의 화려한 복장에 호기심이 생긴 에스텔라는 어머니의 경고를 무시하고 저택 안으로 잠입해 들어갑니다.

저택 안에서는 생전 처음 보는 규모의 패션쇼가 진행 중입니다. 에스텔라가 감탄을 하고 있을 때 버디가 그녀의 품 안에서 벗어납니다. 에스텔라는 버디를 잡으려다 관계자에게 발각됩니다. 그녀의 머리 색깔을 확인한 그는 깜짝 놀라며 서둘러 그녀를 밖으로 내쫓으려고 합니다. 잠시 그가 한눈을 판 사이 에스텔라는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곧 세 마리의 달마티안에게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영화 <크루엘라>는 이 장면에서 달마티안과 에스텔라의 악연이 시작됐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에스텔라의 어머니는 어두운 벼랑 끝에서 남작 부인과 대화 중이었습니다. 세 마리 달마티안에게 쫓기던 에스텔라는 발에 걸려 넘어지게 됩니다. 빠른 속도로 달리던 달마티안들은 그녀를 뛰어넘어 에스텔라의 어머니 쪽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넘어질 때의 충격으로 잔디밭에 목걸이를 떨어뜨리는데 그녀는 이 사실을 알아채지 못합니다. 어두운 폭풍우 속 좋지 않은 예감이 드는 밤인데요. 과연 영화 <크루엘라>는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일까요?

반가운 시도는 늘 환영입니다. 

 영화 <크루엘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101마리의 달마티안 개>에 나오는 악역 크루엘라를 모델로 실사화 한 영화입니다. 악역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늘 흥미롭습니다. 주인공에게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기보다는 악역의 숨겨진 이야기에 주목하는 시도 자체부터가 굉장히 신선하기 때문입니다. 영화 <배트맨>의 악역을 다룬 영화 <조커>도 흥행에 있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을 보면 사람들의 관심사가 늘 선을 행하는 영웅들만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악역에 대한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내기란 쉽지 않은 작업일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 <크루엘라>는 그녀가 잔인한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너무나 잘 연출해내고 있습니다. 사실 그런 상황에 놓인다고 해서 모두가 악마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크루엘라의 기행을 이해하는 데는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귀여운 조력자인 강아지들의 활약과 더불어 통쾌한 이야기 전개 또한 놓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크루엘라의 엉뚱하고도 기발한 행동들은 대리만족을 느끼게까지 합니다. 보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영화 <크루엘라>. 많은 분들이 시청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