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인크레더블
- 개봉: 2004. 12. 15.
- 감독: 브래드 버드 (Brad Bird)
- 목소리 출연: 크레이그 T. 넬슨 (Mr. 인크레더블 역), 홀리 헌터 (엘라스티 걸 역), 사무엘 L. 잭슨 (프로존 역), 제인슨 리 (신드롬 역) 등.
지금은 영웅시대.
애니메이션 영화 <인크레더블>은 세 영웅들의 인터뷰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주인공 인크레더블은 영웅으로서의 삶이 얼마나 피곤한 지 설명합니다. 주인공 엘라스티 걸은 남자 영웅들에게만 세상을 맡길 순 없다며 결혼 계획을 묻는 진행자에 말에 그럴 일 없다고 대답합니다. 마지막 주인공 프로존은 자신은 잘난 척하는 여성 영웅에게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냅니다.
경찰과 무장 강도 사이의 차량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크레더블은 운전을 하던 중 라디오 속보를 듣고는 바로 변신 슈트로 갈아입습니다. 범인들의 위치를 GPS를 통해 알아낸 그는 그들은 뒤쫓습니다. 그런데 그의 앞에 난처한 표정의 할머니를 발견하게 됩니다. 높은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고양이를 내려달란 부탁에 그는 차에서 내립니다. 그런데 고양이를 구조하는 방식이 독특합니다. 그는 괴력을 발휘해 나무를 통째로 뽑아 들고는 나무 꼭대기에 있는 고양이를 구해냅니다. 그 사이 범인들이 그가 있는 쪽으로 향해 달려옵니다. 인크레더블은 나무를 도로 위에 던져 범인들의 퇴로를 막아 그들을 잡는 데 성공합니다. 버스 강도 속보를 들은 그는 재빨리 출동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그의 차 조수석에 누군가가 타고 있습니다. 그는 인크레더블의 팬클럽 멤버 중 하나인 소년 '버디'입니다. 그는 성가신 버디를 가볍게 튕겨내고 범죄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오늘도 무사히 사건 해결?
인크레더블이 사건 현장을 확인하는 순간 엘라스티 걸이 나타나 범인을 제압합니다. 그녀는 강도를 그에게 순순히 넘겨주고는 그의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그 순간 맞은편 빌딩에서 누군가 자살 시도를 합니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그를 인크레더블이 구해냅니다. 그를 구하면서 들어가게 된 건물에서는 수상한 신호음이 들립니다. 시한폭탄 카운트 소리와 함께 벽이 폭파되며 악당이 등장합니다. 그와 결투를 벌이려던 순간 로켓 부츠를 신고 '버디'가 그들 앞에 나타납니다. 해맑게 자신의 부츠 성능을 자랑하던 그는 인크레더블을 도와주겠다며 경찰을 부르기 위해 건물 밖으로 뛰어나갑니다. 그 순간 그의 발에 폭탄이 부착되어있는 것을 발견한 인크레더블은 그를 말리기 위해 그와 실랑이를 벌입니다. 그 과정에서 떨어진 폭탄은 기차선로를 폭파시킵니다. 멀리서 기차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습니다. 자칫했다가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인크레더블은 즉시 선로 위로 날아가 기차를 막아내는 데 성공합니다.
버디의 방해로 악당을 놓치게 된 그는 임무를 수행하다 말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그가 도착한 곳은 한 성당 앞입니다. 말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그는 성당 안으로 들어섭니다. 오늘은 바로 그의 결혼식 날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결혼 상대가 바로 인터뷰 때 결혼 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엘라스티 걸이었습니다.
배은망덕한 사람들.
며칠 뒤 인크레더블은 곤경에 처하게 됩니다. 그가 구해주었던 사람이 그를 고소한 것입니다. 어처구니없게도 도와달라고 한 적이 없는데 그의 목숨을 살려준 이유가 그의 고소 이유였습니다. 그의 불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엔 그가 막았던 기차 사고의 희생자들이 그를 상대로 고소를 합니다. 결국 정부는 그의 소송비로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게 됩니다. 이후로도 그들을 상대로 한 소송은 끊이질 않습니다. 여론은 영웅들도 이제는 일반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영웅 반대 시위까지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정부는 초능력자 영웅들을 처리할 은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정부는 초능력 영웅들의 공로를 감안해 그와 관련된 소송을 모두 해결해주는 대신 그들이 일반인처럼 살아갈 것을 지시합니다. 그러부터 15년 후, 인크레더블은 본명 '밥'으로 보험회사 직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회사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지만 숨겨진 계약서 약관을 알아채지 못해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고객들을 모른 척할 수가 없습니다. 그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 고객들에게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방법을 은밀하게 알려줍니다. 하지만 이는 곧 사장에게 발각되고 맙니다. 그로부터 크게 질책을 받은 밥은 예전과는 달라진 자신의 초라한 모습에 자신감을 잃어갑니다.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고 있는 엘라스티 걸 또한 말썽쟁이 아들 때문에 난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녀의 아들 '대시'는 초능력을 발휘해 선생님을 괴롭히는 등 교장실에 불려 간 적만 벌써 세 번째입니다. 그녀는 그가 힘을 올바르게 발산시킬 수 있는 대책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는 운동을 시켜달라고 그녀에게 요청하지만 늘 힘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해 눈에 띄는 행동을 하는 그를 믿을 수 없습니다. 정부와의 규약상 초능력자들은 일반인처럼 행동해야만 했기 때문에 그녀는 그가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돼버린 초능력 영웅들의 삶은 고단함의 연속입니다. 그들은 과연 끝까지 일반인처럼 그들의 능력을 숨긴 채 살아갈 수 있을까요?
화려한 재기를 꿈꾸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최고의 시절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화려한 순간은 금세 지나가고 곧 과거를 회상하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초능력을 가진 영웅들도 평범한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옛 명성을 잃어버린 영웅들 또한 우리와 같이 상실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주어진 일을 오늘도 묵묵히 반복할 뿐입니다. 하지만 재기할 수 있는 기회도 분명히 주어집니다. 그들의 통쾌한 활약을 보다 보면 마음속에 있던 어떤 제약이 풀리는 기분입니다.
악당의 입체적인 성격도 이 영화의 특징입니다. 그는 과거 인크레더블을 우상으로 여겼던 자 이긴 하지만 그의 바람은 정의구현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은 열망에만 눈이 먼 미성숙한 자에 불과했습니다. 실제 주위에서 한 번쯤 볼 수 있을만한 성격의 악역 등장은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비현실적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친숙한 느낌이 드는 것은 이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