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개봉: 2010. 03. 04.
- 감독: 팀 버튼 (Tim Burton)
- 출연: 조니 뎁 (Johney Depp),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
어린 앨리스의 이상한 꿈.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인 어린 앨리스는 오늘도 또 악몽을 꿉니다. 그녀는 익숙한 듯 잠에서 깨어 아버지를 찾아갑니다. 그녀의 아버지 찰스 킹슬리는 사업가들과 함께 새로운 사업에 대한 구상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회의 도중 자신을 찾는 앨리스를 본 그는 잠시 하던 말을 중단하고 다정하게 앨리스의 손을 잡고 그녀를 그녀의 침실로 데려갑니다. 앨리스는 또 똑같은 내용의 이상한 꿈을 꾸었다며 아버지에게 설명합니다. 그녀는 도도새, 조끼 입은 토끼, 웃는 고양이 그리고 파란 애벌레 등 이상한 생물체들을 봤다며 자신이 정신이 이상해진 것이 아닌지를 걱정합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심각한 얼굴로 그녀의 이야기를 듣더니 정말 그녀가 이상해진 것 같다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그는 곧 그녀에게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사실은 굉장히 멋진 사람들이라며 그녀의 용기를 북돋아줍니다. 그녀의 아버지 또한 세상에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믿으며 굉장히 모험적인 사업을 구상하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앨리스의 아버지만이 앨리스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약혼 소식.
앨리스를 이해해주는 유일한 사람이었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앨리스는 어머니와 함께 어느 파티장으로 초대받게 됩니다. 파티장으로 가는 마차 안에서 앨리스는 어머니와 작은 실랑이를 벌입니다. 앨리스가 그 당시의 여자라면 당연히 착용했어야 할 코르셋과 스타킹을 착용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 불편한 관습을 따르고 싶지 않았던 앨리스는 우울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만 볼 뿐입니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 장면에서 주인공이 남들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들이 파티장에 도착한 후 앨리스는 그녀를 향한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에 의문을 가집니다. 심지어 평소 그녀가 별로라고 생각했던 해미쉬가 그녀에게 10분 뒤 정자 앞으로 올 것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는 사라집니다. 이런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얄미운 쌍둥이 자매는 이 파티가 사실 그녀의 약혼식장이라는 것을 폭로합니다. 그들은 그녀만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앨리스를 비웃습니다. 이때 앨리스의 언니가 나타나 앨리스를 데리고 갑니다. 앨리스는 지루한 데다 여자에게 강압적이기까지 한 해미쉬와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언니에게 말하지만 언니는 도리어 그런 앨리스를 혼내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예비 시어머니는 앨리스를 불러 그녀의 자유분방한 행동에 대한 잔소리를 합니다. 그때 앨리스는 정원 풀숲을 빠르게 지나가는 토끼 한 마리를 발견합니다. 그녀는 참을 수 없는 호기심 때문에 잔소리하고 있던 시어머니의 말을 끊고 그 토끼의 뒤를 빠르게 쫓아갑니다. 하지만 토끼를 놓쳐버린 그녀는 곧 엄청난 수의 하객들 앞에서 반강제로 해미쉬의 청혼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앨리스는 청혼에 대한 대답을 피했고 다시 나타난 토끼를 따라 숲 속으로 뛰어들어갑니다. 이 때부터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깊은 굴 속으로 빠진 앨리스.
앨리스가 토끼를 쫓아 도착한 곳은 어느 나무 아래입니다. 나무 밑에는 커다란 굴이 하나가 있습니다. 그녀는 구멍 속을 확인하다가 결국 미끄러져 그 안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굴이 생각보다 꽤나 깊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굴 속 모습도 아닙니다. 온갖 가구들과 책들, 액자 그리고 심지어 피아노까지 굴 속에서 앨리스와 함께 떨어지고 있습니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고도의 CG 기술을 이용해 그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냅니다. 결국 굴 속 바닥으로 떨어진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그녀의 주변에는 여러 크기의 문들이 있습니다. 그녀는 모든 문의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기 위해 시도해보지만 모든 문은 잠겨져 있었습니다. 그때 뒤를 돌아보니 없었던 탁자 위에 웬 열쇠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문을 여는 열쇠라고 직감한 앨리스는 곧 열쇠를 가지고 모든 문을 열어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많은 문들 중 앨리스가 통과하지 못할 만큼의 작은 문이 그 열쇠에 의해 열립니다. 앨리스는 다시 한번 탁자가 있던 곳을 뒤돌아 봅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나를 마셔봐'라고 적힌 수상한 음료가 놓여 있습니다. 앨리스는 망설임 없이 그 음료를 마셔봅니다. 잠시 뒤 그녀의 몸이 그 문을 통과할 수 있을 만큼 작아졌지만 그녀는 곧 당황하게 됩니다. 열렸던 작은 문은 다시 닫혀 있고 열쇠는 탁자 위에 그대로 올려져 있습니다. 다시 몸이 커져서 열쇠를 가지고 내려와야 하는 상황에서 앨리스는 다시 한번 주변을 살펴봅니다. 과연 앨리스는 작은 문을 통과해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요?
원작 소설과는 다른 매력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국의 원작 소설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어린 앨리스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반면 영화에서는 성인이 된 앨리스가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코르셋과 스타킹 착용 등 그 당시 여성으로서의 관습을 거부하는 모습이 원작의 순수한 어린 앨리스와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가 제작되던 중에 대중들은 페미니즘적 요소가 영화에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거부감이 들 정도의 사상이 반영된 느낌은 느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앨리스의 남다른 정체성이 뚜렷하게 표현됐기 때문에 관객들이 영화 속 진행상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앨리스가 나무 굴 아래에서 겪게 되는 일들도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그녀와 연관 있던 사람들 모두가 굴에서 만난 인물들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이것은 앨리스의 꿈의 세계가 현실을 반영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굴 속에서의 모험을 마치고 중요한 무엇인가를 깨닫게 된 앨리스가 현실세계로 나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놓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