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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메리 (Gifted, 2017) - 선택의 기로에 놓인 수학 천재 소녀.

  • 제목: 어메이징 메리
  • 개봉: 2017. 10. 04. 
  • 감독: 마크 웹 (Marc Webb)
  • 출연: 크리스 에반스 (프랭크 역), 맥케나 그레이스(메리 역), 린제리 던칸 (애블린 역), 옥타비아 스펜서 (로베르타 역)등. 

분주한 아침과 찾아온 전쟁. 

 영화 <어메이징 메리>는 한 남자 (크리스 에반스)가 방문 앞에서 누군가와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특별한 아침을 만들었다는 남자의 말에 방문 너머로 그가 만드는 음식은 맛있었던 적이 없다며 새침하게 대꾸하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영화 <어메이징 메리>의 주인공인 '메리'(맥케나 그레이스)입니다. 금발머리에 빨간 원피스를 입은 메리는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방문을 열고 나와 그를 째려봅니다. 예쁘다는 그의 칭찬에도 메리는 자신이 디즈니 공주 같다며 본인의 모습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기분을 맞춰주는 일은 역시나 쉽지 않아 보입니다. 

 평소와 다른 식사가 준비되어있지 않았냐는 그녀의 물음에 그는 spcial이라는 글자가 하나 더 붙어있는 시리얼을 그녀에게 보여줍니다. 어이없어하는 메리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그는 무심히 집안일을 서두릅니다. 오늘은 그녀가 홈스쿨링을 끝내고 학교에 가는 날입니다.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메리에게 그는 자신도 회사에 가기 싫지만 그곳에 가야 한다며 그녀에게 준비를 서두를 것을 요청합니다. 메리는 그가 부두에서 배 고치는 일을 하고 있으면서 회사에 가는 척을 한다며 날 선 반응을 보입니다. 하지만 남자는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닌 듯 그녀의 말에 개의치 않고 하던 일을 계속합니다. 그녀는 학교에 가지 않기 위해 집에서 키우고 있는 한쪽 눈 밖에 없는 귀여운 고양이 '프레드'의 핑계를 댑니다. 그녀가 집에 없으면 그를 돌 볼 사람이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러자 남자는 자신이 탁구공을 던져주며 잘 돌볼 것이라며 그녀의 이어지는 말들을 바로 차단합니다. 영화 <어메이징 메리>는 이 장면에서 메리와 남자의 사이에 어떤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에겐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스쿨버스가 그들의 집 앞에 도착하고 그는 서투르게나마 그녀에게 학교에서 잘 지내고 오라며 인사를 건넵니다. 그리고 제발 평범한 아이처럼 행동만 해달라며 메리에게 부탁합니다. 영화 <어메이징 메리>는 그의 이 멘트를 통해 그녀가 또래 아이들과는 다른 특별한 점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과연 메리에겐 어떤 특징이 있는 것일까요?

 주민으로 보이는 한 여성 (옥타비아 스펜서)이 그를 '프랭크' 라 부르며 쫓아옵니다. 하지만 그는 익숙한 듯 그녀의 부름을 무시하고 집 안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그녀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였습니다. 열쇠 꾸러미로 문까지 열고 집까지 따라 들어온 그녀는 그에게 바보 같은 짓 하지 말고 어서 메리를 데리고 오라고 충고합니다. 하지만 프랭크의 고집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는 메리도 세상에 적응할 줄 알아야 한다며 또래 친구도 없고 사교성도 없는 그녀를 걱정합니다. 그는 메리가 그 나이 또래에 걸맞은 모습을 갖추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는 메리가 며칠 전 독일이 유로화를 방어해도 세계 불황이 닥칠 거라는 예측을 했다며 그런 생각이 정상적인 것이냐며 오히려 반문합니다. 하지만 특별한 능력을 지닌 메리가 학교 생활을 순조롭게 할 수 있을지 마을 주민인 로베르타는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그녀는 잠시 뒤 프랭크에게 메리를 뺏기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경고한 뒤 그의 집을 나섭니다. 프랭크의 양육 방식이 문제를 일으킨다면 메리는 그와 함께 살 수 없는 사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실력에 한참 못 미치는 수업은 듣고 싶지 않습니다. 

 영화 <어메이징 메리>는 메리가 있는 학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로베르타의 우려대로 메리는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따분한 듯 책상에 엎드려있습니다. 세계정세를 환율 하나로도 판단할 수 있는 메리에게 1 더하기 1을 가르치는 수업이 잘 맞을 리가 없습니다. 그녀는 결국 수업 수준이 너무 낮아서 한심하다며 선생님에게 짜증을 냅니다. 그녀의 선생님은 학생은 수업 중에 그녀의 허락 없이는 발언할 수 없다며 메리를 다그칩니다. 선생님은 메리의 기를 꺾기 위해 그녀에게 복잡한 산수 문제를 내봅니다. 당연히 대답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그녀는 메리가 정답을 거침없이 말하자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메리는 한술 더 떠 정답의 제곱근 값까지 이야기합니다. 

 그녀의 교실로 교장선생님이 수업 참관을 위해 들어옵니다.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던 메리는 그녀에게 이 학교의 대장이라고 물어본 뒤 프랭크를 불러달라며 소리칩니다. 

 

 결국 프랭크가 학교로 호출됩니다. 메리의 담임선생님은 그에게 메리가 영재임을 알려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프랭크는 그녀의 말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저 메리가 계산문제를 빨리 풀 수 있도록 고안된 트라첸버그 계산법을 이용한 것뿐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 해도 고작 7살인 메리가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극적인 화해 그리고 재도전. 

 메리는 부둣가에서 보트를 수리 중인 프랭크 앞에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불만을 터뜨립니다. 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직접적으로 자신은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있는 중이라며 타박을 줍니다. 그는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통계상 교장 선생님에게 소리를 지르는 1학년은 제로라며 학교에서 얌전히 지내겠다고 한 약속을 어긴 메리를 탓합니다. 메리는 그녀의 행동이 지나쳤음을 인정하며 그에게 사과합니다. 영화<어메이징 메리>에서 메리가 그를 삼촌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둘의 사이는 삼촌과 조카 사이인 듯 보입니다. 아이처럼 흥분한 프랭크를 달래며 메리는 수리한 보트를 시운전해봐야 하지 않겠냐며 그와 함께 보트에 오릅니다. 그녀에게 다시는 학교에서 잘난 척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프랭크는 그녀에게 프레드도 함께 데려오라고 합니다.

 바닷가에서 고양이 프레드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메리는 프랭크에게 다가가 그녀의 속마음을 이야기합니다. 메리는 엄마를 언급하며 그녀도 자신이 학교에 가길 바랬을까 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친구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을 걱정합니다. 하지만 프랭크는 그들이 그녀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들이 바보라며 메리를 위로합니다. 

 결국 다시 학교로 돌아오게 된 메리. 그녀는 과연 프랭크와의 약속대로 학교에서 잘 적응해나갈 수 있을까요? 

감상평. 

 우리나라에는 미운 7살이란 말이 있습니다. 실제 만 6세인 7세는 아동들이 사회성이 발달되는 시기이자 자기주장이 강해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 믿는 고집스러운 특징이 나타납니다. 이런 발달과정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그들이 다소 융통성이 부족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 7살을 상대하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메리는 수학 천재의 기질까지 가지고 있었으니 보호자인 프랭크가 메리를 상대하는 것이 힘들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그들에게 숨겨져 있던 사연까지 고려한다면 메리를 올바르게 양육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영화 <어메이징 메리>는 그런 어렵고 복잡한 관계를 따뜻한 가족애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영화 말미에는 메리는 물론 삼촌인 프랭크까지 그들의 관계 개선을 통해 한층 성장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캡틴 아메리카> 출연으로 유명한 크리스 에반스가 기존의 캡틴의 이미지를 벗고 조카 바라기 삼촌의 모습으로 등장해 관객들의 영화를 보는 재미를 배가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