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빅
- 개봉: 1989.07.15
- 감독: 페니 마샬
- 출연: 톰 행크스(조쉬 역), 엘리자베스 퍼킨스 (수잔 역), 로버트 로지아(맥 밀런 역), 존 허드 (폴 역) 등.
평범한 13살 소년
영화<빅>의 주인공 조쉬는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고 컴퓨터 게임하는 것을 즐기는 평범한 13살 소년이다. 이성에 눈뜨기 시작한 조쉬는 동네 최고 미녀인 신디아를 좋아하고 있다. 신디아가 인사를 받아준 것만으로도 그는 심장이 뛰며 설렌다. 친구는 조쉬에게 신디아 역시 그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그녀와 잘해보도록 그를 부추긴다. 순진한 조쉬는 친구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 밤늦게까지 친구와 무전을 나누던 중 조쉬는 신디아가 남자 친구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다 란 반가운 소식까지 듣는다. 자신에게도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 조쉬는 기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체면을 구기다
가족들과 모처럼 놀이공원에 나온 조쉬. 꼭대기의 종을 울려야 하는 망치게임에서 조쉬는 형편없는 점수를 받는다. 아직 어린아이의 몸이기 때문에 그의 힘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못내 아쉬워하며 쉽사리 게임장에서 발을 떼지 못한다. 엄청난 굉음의 롤러코스터가 조쉬의 눈을 사로잡는다. 롤러코스터의 이동 경로를 따라 눈을 돌리던 조쉬는 줄을 서 있는 신디아를 발견한다. 놀이 공원에서 좋아하는 여자를 마주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자신에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조쉬는 많은 사람들을 헤집고 나가 신디아의 곁에 서는 것에 성공한다. 그런데 둘의 서 있는 모습이 조금 안타깝다. 멋있는 모습을 보여줘도 모자랄 판에 조쉬의 키는 신디아보다 훨씬 작았기 때문이다. 우습게도 신디아는 조쉬가 자신 옆에 서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 몇 번의 헛기침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 조쉬는 어색하게나마 신디아와 인사를 나눈다. 조쉬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그녀가 살갑게 말을 걸어도 단답으로 대답만 할 뿐이다. 가족과 함께 왔냐는 그녀의 질문에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던 조쉬는 혼자 왔다고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조쉬의 가족들은 눈치 없게 그 순간에 조쉬를 부르며 사진까지 찍어준다. 짝사랑 상대 앞에서 체면을 구긴 조쉬. 그의 수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곧 신디아의 데이트 상대인 데렉이란 남자가 등장하는데 그는 조쉬가 올려봐야 할 정도로 키도 덩치도 크다. 데렉이 운전도 할 줄 안다며 좋아하는 신디아 앞에서 할 말이 없어진 조쉬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다. 이쯤에서 빠져줄 수밖에 없는 조쉬는 전쟁에서 진 패잔병처럼 힘없이 걸어 나온다.
예언자 졸타 기계
눈 앞에 놓인 예언자 졸타 기계를 발견한 조쉬는 25센트를 넣고 기계가 작동되기를 기다린다. 그런데 기계가 돈을 먹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고장 난 기계는 때려야 제대로 작동된다는 법칙이 미국에서도 통하는 걸까? 조쉬가 몇 번 기계를 손으로 내려치자 졸타의 눈에 불이 들어온다. 소원을 말해보라는 졸타 앞에서 조쉬는 키가 커지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빈다. 곧 소원이 접수됐다는 카드가 조쉬의 손에 쥐어지는데 뭔가 이상하다. 기계 옆부분을 살피던 조쉬는 기계에 전기 플러그가 연결되어있지 않았음을 발견한다. 기계에 귀신이라도 씐 것인지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 조쉬라고 뭘 어쩌겠는가. 그는 별 일 아닐 거라 생각하고 곧 자리를 뜬다.
폭풍우가 몰아치던 그날 밤은 다음날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임을 암시한다. 아침이 되자 조쉬는 세수를 하기 위해 욕실로 들어갔다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기겁을 한다. 원래 자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자신이 웬 성인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조쉬를 침입자라고 생각한 엄마 때문에 그는 집에서도 쫓겨난다. 그제야 어제 졸타 기계가 문제가 있었음을 인지한 조쉬는 놀이동산으로 다시 달려가 보지만 이미 폐장한 그곳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친구의 도움을 받아 임시로 지낼 거처를 마련한 조쉬는 6주 뒤에나 그 졸타 기계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정보까지 입수한다. 당장 먹고살 길을 알아봐야 했던 조쉬는 취업자리를 알아보지만 원래 아이였던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리가 만무했다. 그때 조쉬의 구미가 당기는 취업광고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장난감 회사의 구직 광고였다.
운 좋게 장난감 회사에 취직해 일하게 된 조쉬. 조쉬는 어린이의 솔직한 시선으로 장난감을 개선시키고 개발시켜 망해가던 회사를 단숨에 살려놓는다. 조쉬는 이 일을 계기로 사장의 신임을 얻어 부사장의 자리까지 오르게 되는데 그를 바라보는 시샘 어린 적들의 기미가 심상치 않다.
리뷰
조쉬는 요즘 아이들 특유의 맹랑함을 뺀 순수한 아이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장난기 많은 소년이다. 어른이 된 몸으로 처음 엄마와 떨어져서 허름한 모텔에서 울던 그의 모습은 마음이 짠할 정도다. 톰 행크스가 때 묻지 않은 소년의 연기를 너무나도 잘 소화해낸 덕분에 나까지 덩달아 순수해지는 느낌이 든다. 실수 없고 냉철해야 하는 암묵적인 룰이 있는 어른들 세계에서 조쉬의 등장은 눈물 날 정도로 반갑다. 그가 잠시나마 어른이라는 족쇄를 풀어준 느낌이랄까? 여자가 자신을 유혹하거나 말거나 처음 타보는 고급 리무진 뚜껑이 열리는 것을 신기해하던 그의 모습은 계속 머릿속에 남을 정도다. 톰 행크스의 연기에 푹 빠진 건 나뿐만은 아니었다. 그는 실제로 영화 <빅>을 통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의 자리까지 오른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본 사람이 있다면 그의 초기작인 영화 <빅>도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꼭 한번 감상해보길 바란다.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