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몬스터 하우스
- 개봉: 2006. 08. 10.
- 감독: 길 키넌
이상한 남자가 사는 집
<몬스터 하우스>의 첫 장면은 세발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누비는 여자아이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신나게 콧노래까지 부르며 계속해서 직진해나가던 아이는 스산한 분위기가 풍기는 집 앞에 멈춰 선다. 그 집은 말 그대로 귀신이 나올 것 같은 몬스터 하우스처럼 생겼다. 아이가 잠시 집에 시선이 가있는 사이 좀비처럼 생긴 남자가 집에서 튀어나온다. 아이의 자전거가 그의 잔디밭 위에 있다는 이유로 아직 어린아이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 이 남자. 그는 아이에게 산 채로 잡아먹히고 싶냐며 눈앞에서 당장 사라지라고 소리친다. 겁에 질린 아이는 자전거를 버리고 도망친다. 그리고 남자는 자전거를 그 자리에서 두 동강 내고는 달아나는 아이를 계속해서 노려본다. 상식을 벗어난 그의 모습을 망원경으로 지켜보는 소년 하나가 있다. 그는 <몬스터 하우스>의 주인공인 디제이. 디제이는 그 괴상한 집 앞집에 살면서 늘 그를 관찰하고 있었다. 그의 방엔 앞집의 만행을 여태껏 기록해 놓은 일지까지 있다.
어디 가니 농구공아
그 순간 1층 마당에서 엄마가 디제이를 부른다. 디제이는 엄마에게 달려가 앞집 할아버지가 남의 자전거를 또 강탈한 사실을 알린다. 하지만 엄마는 2층 방에서 늘 남의 집을 엿보는 디제이가 못마땅할 뿐이다. 그리고 아직 어린아이 일 뿐인 디제이의 말을 좀처럼 믿어주려 하지 않는다. 아빠는 한 술 더 떠 디제이가 사춘기여서 그렇다며 그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디제이의 부모님은 오늘 외출해 다음날 밤에 돌아올 예정이다. 부모님을 배웅하는 길에 디제이는 그의 친구인 차우더를 만난다. 곧 다가올 핼러윈데이를 기념해 미리 괴물 탈을 쓰고 등장한 차우더. 핼러윈 파티 생각에 차우더는 들떠있지만 디제이는 유치하다며 콧방귀를 뀐다. 차우더가 가지고 온 농구공을 가지고 노는 두 사람. 차우더는 골대로 슛을 날리지만 공은 골대에 맞고 맞은편으로 튕겨져 나간다. 아뿔싸, 하필이면 공이 아까 그 험상궂은 남자가 살고 있는 몬스터 하우스로 튈 게 뭐람.
네버크래커에게 붙잡히다
그 기분 나쁜 집에 살고 있는 남자의 이름은 네버크래커. 두 사람은 네버크래커의 집 마당 한복판에 놓인 공을 두고 한참을 고민한다. 저 집에 한 발짝이라도 댔다가는 네버크래커로부터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디제이는 공을 포기하려 하지만 차우더가 울먹이며 공을 빼내 와 달라고 애원한다. 엄마한테 무려 26번이나 매달려서 산 공이었기 때문이다. 잠시 상황을 지켜보던 디제이는 이상함을 느낀다. 집에서 튀어나왔어도 벌써 튀어나왔어야 할 네버크래커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회다 싶어서 얼른 잔디밭 위로 달려가는 디제이. 그 순간 문에서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네버크래커가 괴물처럼 디제이에게 달려든다. 잔디 마당에서 벗어나려고 달리는 디제이를 그는 다시 끌고 와 붙잡고는 죽고 싶냐며 고함을 지르기 시작한다. 디제이가 아무리 잘못했다고 빌어도 그는 이미 머리끝까지 분노에 차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상태. 그런데 갑자기 너무 화를 내다가 혈압이라도 오른 탓일까. 네버크래커의 표정이 갑자기 일그러지기 시작하더니 그는 그대로 쓰러져 일어나질 못한다.
몬스터 하우스에 도착한 구급차가 그를 싣고 병원으로 향한다. 이때 잔디 풀 한 포기가 힘없이 늘어진 그의 손을 붙잡으려 하지만 이내 놓치고 만다. 그가 이 집을 떠나면 안 되는 사연이라도 있는 것일까. 살인을 했다는 죄책감에 디제이는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디제이의 집 앞으로 한대의 차가 들어선다. 차의 주인은 엘리자베스로 그녀는 오늘 베이비시터로 디제이를 돌보기로 되어있다. 하지만 집에 어른들이 없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태도가 갑자기 돌변한다. 그녀는 애초부터 디제이를 제대로 돌 볼 생각이 없었다. 1층 전자제품은 모두 그녀 차지라며 엘리자베스는 디제이에게 2층 방에나 가있으라 지시한다. 시끄러운 록음악을 틀어놓고 마치 제 집처럼 사용하는 엘리자베스. 디제이는 기가 찰 노릇이지만 어린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수상한 전화
네버크래커의 집 잔디밭에서 주은 열쇠 하나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디제이는 다시 한번 그의 집을 바라본다. 그리고 곧 디제이는 창문 블라인드를 내리고 일찍 잠을 청한다. 네버크래커의 몬스터 하우스 그림자가 디제이가 잠들어있는 창문을 타고 흘러들어온다. 그림자는 이내 커다란 손으로 바뀌더니 디제이를 집어삼킨다. 그 순간 잠에서 깨어난 디제이. 그것은 악몽이었다. 그때 전화 벨소리가 울린다. 디제이가 수화기를 들자 기괴한 소리가 들려온다. 장난전화인 줄 알고 디제이는 전화를 끊어버리지만 계속해서 같은 전화가 걸려온다. 디제이는 본때를 보여주려는 생각에 걸려온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어보지만 어쩐지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런데 어디선가 전화 벨소리가 들려온다. 소리의 출처는 건너편 네버크래커의 몬스터 하우스. 분명히 그 집에서 벨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가만, 그런데 저기엔 지금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그럼 방금 나한테 전화를 건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디제이는 겁에 질린다.
이때 누군가가 디제이의 어깨를 낚아챈다. 괴물 가면을 쓴 남자의 정체는 엘리자베스의 남자 친구. 말투를 보아서는 그다지 질이 좋아 보이지 않는 남자다. 허락 없이 자신의 남자 친구까지 집에 들인 엘리자베스. 어찌 됐건 디제이는 죽은 사람의 집에서 전화가 왔다며 그녀에게 알리지만 그녀는 디제이가 장난친 것으로만 생각한다. 오히려 그를 조롱하기까지 하는 두 사람. 남자는 디제이가 아끼는 인형까지 모두 찢어발기며 그를 약 올린다. 그의 말을 믿어줄 수 있는 건 친구 차우더밖에 없다. 디제이는 차우더에게 전화를 걸어 접선장소에서 만날 것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