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리오
- 개봉: 2011. 07. 27.
- 감독: 카를로스 살다나 (Carlos Saldanha)
그들로부터 도망쳐야만 한다.
애니메이션 영화 <리오>는 열대우림 속 화려한 새들의 춤으로 시작합니다. 토코 투칸 (Toco Tocan), 홍 금강 앵무새(red-and-green macaw) 등 아마존 열대 우림을 대표하는 다양한 야생조류들이 그 자태를 뽐내며 신나게 노래 중입니다. 흥겨운 리듬 때문에 나무 구멍에서 자고 있던 아기 파랑새의 엉덩이도 들썩입니다. 이 작은 파랑 앵무새가 바로 영화 <리오>의 주인공 '블루'입니다. 새들의 노랫소리에 결국 잠에서 깬 아기 블루는 둥지 속에서 신나게 춤을 추며 새들의 공연을 감상합니다. 그런데 즐거운 시간도 잠깐이었습니다. 밀렵꾼들의 새 포획이 시작된 것입니다. 대부분의 새들은 그들의 철창에 갇히게 됩니다. 숲 속은 도망가는 새들로 정신이 없습니다. 블루 역시 당황해하다가 그만 높은 나무 둥지에서 땅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다행히 풀숲으로 떨어져 다친 곳은 없어 보였지만 그 역시 밀렵꾼의 철창에 갇혀 어딘가로 팔려가게 됩니다. 수송기에 실려 고향인 '리오'를 떠나게 되는 블루의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새로운 가족과의 만남.
영화 <리오>의 장면은 눈이 내리는 추운 지역의 모습으로 바뀝니다. 블루가 살던 덥고 습한 환경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춥고 건조한 지역입니다. 블루가 과연 척박한 환경의 이곳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요? 블루와 다른 야생 새들을 태운 트럭은 미네소타주의 한 마을을 통과하게 됩니다. 신호등 신호 때문에 트럭이 잠시 미끄러지게 되는데 그때 블루가 담겨있는 나무 상자가 눈밭 위로 굴러 떨어집니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놀란 블루는 바깥 상황을 알 수 없어 두렵기만 합니다. 그때 누군가가 상자의 뚜껑을 엽니다. 핑크색 패딩을 입은 작은 소녀가 블루를 보고 깜짝 놀랍니다. 놀란 것은 블루도 마찬 가지였습니다. 그는 겁이 나서 구석으로 몸을 숨깁니다. '린다'라는 이름의 어린 소녀는 블루를 안심시키며 그를 따듯하게 품에 안아줍니다. 영화 <리오>는 이 장면에서 블루에게 사람 가족이 생기는 순간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행복한 시간들.
이후 영화 <리오>의 주인공 블루는 어린 린다와 함께 성장해나갑니다. 린다가 6세 생일파티, 14세 때 스펠링 대회 우승, 졸업 파티를 거치면서 성장하는 동안 블루도 이유식을 먹던 아기 새에서 늠름한 성조로 성장합니다. 린다의 모든 순간을 블루도 함께 한 것입니다. 둘은 둘도 없는 가족이자 친구입니다.
성인이 된 린다가 아침을 맞이합니다. 린다가 시계 알람을 껐음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알람이 계속해서 들립니다. 그녀가 침대 위를 쳐다보니 블루가 자동차 경고음을 흉내 내며 린다를 깨우고 있습니다. 그녀가 블루의 부리를 살짝 누르자 경고음이 꺼집니다. 블루는 센스 있게 린다에게 그녀의 안경을 씌워줍니다. 즐거운 아침의 시작입니다.
영화 <리오>의 블루는 사람과의 생활에 굉장히 익숙해져 있습니다. 토스트기를 발로 사용할 줄 아는 것은 물론 벽에 설치된 줄을 타고 찬장에 있는 시리얼을 꺼내 린다에게 건네기도 합니다. 블루는 린다가 건네주는 비타민이 먹기 싫어 이리저리 피해 보지만 린다도 이제 앵무새를 다루는 데 고수가 되었습니다. 린다는 약간의 속임수를 사용해 블루에게 비타민을 먹이는 것을 성공시킵니다.
블루는 장난감 경찰차를 타고 사이렌 소리를 내며 바닥을 가로지릅니다. 경찰차를 멋지게 주차시키는 것까지 성공한 블루는 계단을 타고 미끄러지듯 1층으로 내려갑니다. 1층은 린다가 운영하는 '블루 서점'입니다. 영리한 블루는 영업 시작 팻말을 문 앞에 걸어둡니다. 린다와 주먹 인사까지 나눈 블루는 손님 맞을 준비를 모두 마칩니다. <리오>의 이 장면은 블루가 야생의 습성은 잊고 사람들과의 삶에 더 익숙하게 성장했음을 보여줍니다.
갑작스러운 변화.
오늘은 특별한 손님이 서점으로 찾아왔습니다. '툴리오'라는 이름의 조류학 박사는 블루에게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그는 새들의 인사라며 블루 앞에서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앵무새 흉내를 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야생 새의 습성을 배우지 못한 블루에게는 그의 인사가 낯설기만 합니다. 블루는 린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린다의 눈에는 마치 블루가 박사의 인사를 받아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린다는 박사에게서 블루가 같은 종류의 앵무새 중 마지막 남은 수컷이란 사실을 듣게 됩니다. 박사는 최근에 같은 종류의 암컷 앵무새를 발견했다면서 블루와 짝을 지어줌으로써 그들의 멸종을 막고 싶다고 합니다. 린다는 흔쾌히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블루가 암컷 앵무새가 있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연구소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린다는 그의 말을 듣고 블루가 브라질에 가는 것은 무리라고 말합니다. 블루는 오랜 시간 사람과 생활하는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일반 새들과는 달리 까다롭기도 하고 우선 비행하는 법조차 모르는 앵무새였기 때문입니다. 박사가 블루를 날려보지만 블루는 얼마 못가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린다는 결국 박사를 서점 밖으로 내쫓습니다. 하지만 멸종만은 막고 싶었던 박사는 간절한 눈빛으로 그녀에게 명함을 남기고 돌아갑니다.
낯선 사람 앞에서 앵무새 체면을 제대로 구긴 블루는 그날 밤 많은 비행 서적을 참고하여 나는 법을 연습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날아오르려는 순간 블루가 결국 겁을 먹는 바람에 다시 한번 비행에 실패합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린다는 생각이 많아집니다. 결국 린다는 블루를 데리고 박사와 함께 브라질에 다녀오기로 결심합니다. 15년이나 사람과만 함께 생활한 블루가 암컷 앵무새와의 교류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영화 <리오>는 브라질로 떠나는 시점을 기점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혹시 앵무새를 키우시나요?
앵무새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보니 더욱 호감이 갔던 영화 <리오>였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앵무새의 사소한 행동들이나 특징들이 영화에 잘 나타나 있어 감독 역시 앵무새를 키워본 적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사람들과 오래 생활했기 때문에 겉모습만 앵무 새지 속은 거의 사람이나 다름없는 블루의 야생 적응기도 굉장히 흥미로운 볼거리였습니다. 굳이 앵무새가 아니더라도 동물들보다 사람에게 더 호감을 보이는 애완견 등을 떠올려보면 리오의 입장이 어떤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생전 처음 같은 종의 암컷 앵무새와 만나게 된 블루는 예상한 대로 그녀와 교감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블루가 상상하지도 못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블루의 수난이 예고되는데요. 이는 관객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시키는 요소 이기도합니다. 과연 블루는 성공적으로 그의 임무를 마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