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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Raya and the Last Dragon, 2020) - 다시 하나가 될 그 날까지.

  • 제목: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 개봉: 2021. 03. 04.
  • 감독: 돈 홀 (Don Hall), 카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Carlos Lopez Estrada)

전설의 끝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영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황무지를 내달리는 한 소녀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그녀는 커다란 투구벌레처럼 생긴 것을 타고 먼지를 일으키며 빠르게 이동 중입니다. 그녀가 스쳐 지나가는 길목마다 사람의 형상의 돌 석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녀는 그것들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가던 길을 재촉합니다. 그녀는 현재 이곳을 쓸쓸한 풍경, 잃어버린 낙원, 폐허가 돼버린 땅이라 표현하며 자신은 외로운 라이더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망가져버린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시작합니다. 

 최초의 시작은 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쿠만 드라'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원래부터 하나의 영역이었고 많은 사람들과 동물들, 풍족한 자원들로 축복받은 땅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다툴 일이 없었기에 서로 도우며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며 그들은 드래건들과도 함께 생활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수의 드래건들은 물과 비와 평화를 담당하는 신성한 존재였습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드룬'은 몇 백 년간 이어져온 낙원을 한순간에 지옥으로 만들어놓습니다. 그것들은 산불이 번지듯 빠른 속도로 번져나가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사람을 포함한 생명체들을 먹이로 삼아 스스로 증식을 반복합니다. 그리고 그것에게 닿은 모든 것들은 돌로 변해버립니다. 

 영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드래건들은 쿠만드라 주민들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를 구하기 위해 드룬과 치열한 전투를 벌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힘은 드룬에게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곧 드래곤들 또한 돌로 변해버리고 맙니다. 다행히 마지막 드래곤이었던 '시수' 가 자신의 마법을 드래곤 젬에 모두 불어넣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 드룬을 격파하는 데 성공합니다. 드룬이 사라지자 돌로 변했던 사람들은 모두 원래 모습대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드래곤들만은 원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돌로 남아있게 됩니다. 드래곤들이 사라지고 시수가 목숨 대신 남긴 드래곤 젬만이 쿠만드라에 남은 상태였기에 사람들의 단합이 무엇보다 우선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본인들을 지켜줄 수 있는 하나 남은 드래곤 젬을 차지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무리를 지어 전쟁을 벌입니다. 결국 국경이 생기고 쿠만드라는 분열하게 됩니다. 이제 국경을 경계로 모두 적이 돼버렸고 젬은 감추어지게 됩니다. 

 본격적으로 세상이 망하게 된 건 그로부터 500년 뒤입니다. 과연 영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세상에선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지다. 

 영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주인공인 '라야' 의 어린 시절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미로 같은 곳을 따라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그녀는 사뭇 진지한 모습입니다. 그녀는 한 걸음씩 신중하게 앞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바닥에 한 부분을 그녀가 살짝 건드리지 설치되어있던 함정이 작동됩니다. 그것을 보고 놀라기는커녕 별 거 아니라는 듯 웃어 보이던 그녀는 그녀의 귀여운 파트너 '툭툭'을 호출합니다. 아르마딜로와 생김새가 비슷한 툭툭은 작은 몸집을 활용해 라야의 임무를 돕습니다.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문 앞에 보이는 그들은 문 앞에 설치된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동굴 속으로 진입합니다. 물이 거꾸로 흐르는 계단을 올라 그들이 도착한 곳은 시수의 드래곤 젬 앞입니다. 그것이 바로 라야가 노리는 최종 목표물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젬을 보호하기엔 경비가 너무나도 허술합니다. 라야가 수상함을 감지한 그때 가면을 쓴 의문의 사나이가 나타나 라야를 공격합니다. 그는 바로 젬을 수호하는 족장 '벤자'입니다. 젬을 지키려는 벤자와 그것을 손에 넣으려는 라야의 승부가 벌어집니다. 몇 번의 공격이 서로 오간 뒤 결국 라야가 승리합니다. 그런데 방금 전까지 라야와 싸웠던 벤자는 그녀의 승리를 축하해줍니다. 알고 보니 족장 벤자는 라야의 아버지였습니다. 그는 그녀의 시험 통과를 축하하며 라야를 차후 젬을 수호할 계승자로 인정합니다.   

분열은 쉽고 다시 합치기는 어렵다. 

 라야는 오늘 유난히도 기합이 들어가 있습니다. 드디어 무술의 고수인 아버지와 함께 자신도 드래건 젬을 도둑들로부터 지킬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약탈자들을 응징할 생각에 굉장히 들떠 있습니다. 벤자는 라야의 자신감을 칭찬하며 그녀에게 새로운 소식을 전달합니다. 바로 다른 땅 부족들이 라야가 있는 영토로 오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그들을 물리치기 위한 전투 준비를 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녀의 대답을 들은 벤자는 그녀가 그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물어봅니다. 영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이 장면에서 라야와 아버지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영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꼬리의 땅' 은 비열하고 야만적인 용병들이 사는 찜통 사막입니다. '발톱의 땅'은 상업이 발달한 곳으로 수상시장으로도 유명한 곳이며 사람들의 민첩함이 특징인 곳입니다. '척추의 땅' 은 얼어붙은 대나무 숲으로 거대한 도끼를 주 무기로 하는 거인 전사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마지막으로 '송곳니의 땅' 은 라야 부족과는 숙적의 관계인 곳으로 거대 고양이와 함께 암살이 주특기인 종족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라야는 그들과의 전투에 쓸 석궁과 투석기까지 준비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의 생각은 그녀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는 각 영역의 특산물들을 적절히 잘 섞은 수프를 만들어 보이더니 그들에게 음식을 대접할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에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벤자가 요리한 수프를 통해 모든 부족이 하나가 되길 염원하는 그의 바람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는 각 영토의 이름이 드래건의 신체 부위를 의미하고 있는 이유를 라야에게 설명하며 그들은 싸워야 할 적이 아니라 원래 한 나라의 백성들이었을 뿐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는 부족들 간의 오해를 풀고 서로 신뢰해야만 미래의 희망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그들을 초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단합을 위한 그의 뜻과는 다르게 오늘 모인 각 부족들은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보입니다. 특히 '송곳니의 땅'에서 온 우두머리에게서는 음흉한 기운까지 느껴집니다. 과연 벤자의 뜻대로 평화로운 모임이 성사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