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당신이 잠든 사이에
- 개봉: 1995. 05. 13.
- 감독: 존 터틀타웁 (Jon Turteltaub)
- 출연: 산드라 블록 (루시 역), 빌 풀만 (잭 역), 피터 갤러거 (피터 역), 피터 보일 (옥스 역) 등
딸에게 명언을 남기는 아버지.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대도시의 모습을 배경으로 시작합니다. 곧 한 여성의 독백이 이어집니다. 그녀는 그녀의 어린 시절 모습을 추억하고 있습니다. 어린 그녀와 아버지는 노을이 지는 강가 다리 위에서 멀어져 가는 배 한 척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녀에게 말합니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라고 말입니다. 아직 꼬마일 뿐인 어린 소녀는 그의 말 뜻을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재미난 행동을 따라 하며 그와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회의적인 말을 입버릇처럼 하던 아버지였지만 그가 완전히 모험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딸을 데리고 다니며 그들이 가야 할 신기한 곳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밀 와키' 같은 곳 말입니다. 그녀는 위스콘신이 생각보다 이국적이지 않았음을 놀라워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녀가 아버지로부터 들은 가장 재밌었던 이야기는 그녀의 어머니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피로연에서 졸다가 마카로니에 코를 박은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롭습니다. 그래도 가장 인상 깊었던 사실은 아버지가 어머니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꿈에 그리던 이상형을 만나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주인공 루시(산드라 블록)가 그 남자를 처음 보게 된 곳은 어느 지하철 역 매표소였습니다. 그녀는 전철 부스에서 승객들의 토큰을 받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그녀를 거쳐 출근하는 그가 그녀에게 건넨 것은 1불 50센트짜리 토큰에 불과했지만 그녀는 마치 그에게서 세상을 받은 듯합니다. 그녀는 그를 완벽한 남성이라 평가하며 매일같이 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루시는 그가 언젠가 그녀에게 말을 걸 날을 기다리며 자신을 소개할 말까지 준비합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크리스마스까지 얼마 남지 않은 날에 루시는 그녀가 머무는 층수까지 45불짜리 트리를 끌어올리느라 애쓰는 중입니다. 비싼 트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판매 업체에서 그것을 배달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형편없는 서비스에 대해 불평을 하는 동시에 크리스마스트리로 더 가벼운 전나무를 주문했어야 한다며 후회하고 있습니다. 결국 힘이 빠져버린 루시는 트리를 묶고 있던 끈을 손에서 놓쳐버리는 바람에 1층 유리창까지 깨 먹는 사고를 내게 됩니다.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루시는 트러블 메이커였습니다. 그녀는 작년엔 바비큐를 하다가 불을 낸 전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건물주는 매번 보험금을 타러 갈 때마다 난처해집니다. 하지만 살가운 루시가 그를 위해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내밀자 그의 화는 눈 녹듯이 사라집니다. 그때 그의 아들이 등장합니다. 그는 보호 관찰관에게 가져다 줄 포도주 한 병을 찾는 사고뭉치 아들을 루시에게 소개해주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루시는 속으로 질색을 하며 그곳을 얼른 빠져나옵니다.
가족 없는 자의 설움.
휴일에 직장 상사를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것보다 더 최악인 일이 있을까요? 그런데 그 일이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일어납니다. 그녀는 길거리에서 핫도그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던 중에 지하철 역무 반장 제리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루시에게 다가온 그는 갑자기 그녀를 '이달의 모범직원'으로 추천하겠다며 그녀의 기분을 띄우기 시작합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갑자기 아부라니 뭔가 그녀에게 부탁을 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그는 루시가 지난번 휴일에도 특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추수감사절 날까지 근무한 이력을 들먹이며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자기 대신 근무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일만 하는 루시라도 크리스마스만큼은 그녀에게도 특별한 날입니다. 그녀는 단호히 그의 제안을 거절합니다. 제리는 시장의 직인이 찍힌 상장도 수여될 거라며 그녀를 계속해서 설득하지만 그녀의 뜻은 한결같습니다. 결국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가족이 없기 때문에 그녀에게 그런 부탁을 하는 거냐며 루시는 제리에게 반문합니다.
그의 생명의 은인이 되다.
결국 루시는 크리스마스에도 지하철 매표소에 앉아 근무를 하게 됩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아이와 함께 지나가는 가족을 부러운 눈길로 쳐다보고 있던 루시는 그가 짝사랑하던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합니다. 그는 루시에게 크리스마스 인사를 건네고 빠르게 승강장으로 사라집니다. 그에게 말을 걸 절호의 타이밍을 놓친 루시는 안타까운 마음에 허공에 대고 그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해버립니다.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는 이 때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합니다.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그가 불량배들에게 물건을 빼앗긴 뒤 열차 선로 위로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크리스마스 연휴라 역 안에는 루시 말고 그를 도와줄 사람들도 없는 상황입니다. 루시는 그를 구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선로 위로 뛰어듭니다. 멀리 서는 열차가 빠른 속도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루시는 기절해있는 그를 깨우는데 실패하자 그를 안고 간발의 차로 열차를 피하는 데 성공합니다.
제가 약혼했다고요?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장면은 병원으로 바뀝니다. 혼수상태에 빠진 그를 루시가 옆에서 지키고 있습니다. 그의 가족이 아니면 면회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녀를 그의 약혼자라 오인한 간호사가 루시를 그가 누워있는 병실로 안내한 것입니다. 곧 수다스러운 그의 가족들이 병실에 도착합니다. 그의 이름이 여기서 피터 (피터 갤러거)라는 것이 밝혀집니다. 그의 상태를 확인한 가족들은 저마다 각자의 말을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다 그들 중 한 명이 루시가 누군지 물어봅니다. 그녀가 대답하기도 이전에 간호사는 그녀를 그를 위험에서 구한 그의 약혼자라 소개합니다. 갑작스러운 피터의 약혼 소식에 분위기가 다시 어수선해지는 바람에 루시는 그 사실을 부인할 기회조차 얻지 못합니다. 그렇게 그녀는 사실을 고할 타이밍을 한번 더 놓친 채 기대에 차 있는 그의 가족들 앞에 마주 앉게 됩니다. 가족들은 루시를 벌써 며느리로 인정한 분위기입니다. 루시는 과연 그들에게 진실을 말할 수 있을까요? 정말 그녀의 아버지 말대로 인생은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게 아닌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