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엽기적인 그녀.
- 개봉: 2001. 07. 27.
- 감독: 곽재용
- 출연: 전지현 (그녀 역), 차태현 (견우 역), 김인문 (견우 아버지 역), 송옥순 (견우 어머니 역) 등.
착하고 순진한 남자 견우.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주인공인 견우(차태현)는 남자아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여자 아이처럼 키워졌습니다. 그의 집안에서는 딸을 원했었기 때문입니다. 어린 견우는 자신은 크면 여자가 되는 줄 알고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그는 순정만화 같은 사랑을 꿈꾸는 성인으로 성장했습니다.
견우는 친구들과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이상형의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긴 머리의 청순한 느낌의 그녀는 그를 스쳐 지나갑니다. 그녀에게 한눈에 반한 견우는 그녀에게 말을 걸어보려는 순간 그에게 어머니 (송옥순)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옵니다. 엄마의 전화를 받느라 이상형의 그녀를 놓치게 된 견우는 아쉬워합니다. 어머니는 견우에게 이번에 고모가 소개해줄 여자를 꼭 만나볼 것을 강조합니다. 어른들이 주선해주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기대가 없었던 견우는 그녀에게 건성으로 알겠다고 대답할 뿐입니다.
과격한 성격의 그녀 등장.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장면은 전철역으로 바뀝니다. 견우는 승강장에 서서 집으로 돌아가는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한 여성이 승강장에서 몸을 비틀거리며 서있었기 때문입니다. 잘못하면 그녀가 열차에 치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다행히도 견우가 황급히 그녀를 구해냅니다. 그런데 술에 만취한 것처럼 보이는 그녀는 견우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없습니다. 열차에 올라탄 뒤 견우는 계속해서 그녀가 신경 쓰입니다. 그녀는 여전히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비틀거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견우는 자신이 구해줬던 여자가 예쁘긴 했지만 술을 마신 모습을 보고 전혀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성격 또한 얌전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주인공인 그녀(전지현)는 술에 취해 노약자석 앉아 있던 남자에게 다짜고짜 앞에 서 계신 할아버지께 자리를 양보하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남자가 그녀의 말을 무시하자 그녀는 망설임 없이 그의 뒤통수를 가격하기까지 합니다. 그녀는 그의 옷 입은 스타일을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청순한 외모와는 정말 상반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의 등장이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여기서 끝이었으면 그나마 그녀의 이미지는 보호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자리에 앉아있는 할아버지의 머리 위로 구토를 쏟아내고 본인은 쓰러져버리는 최악의 상황을 연출합니다. 선한 성격의 견우는 그녀를 모른 척할 수가 없습니다. 오물을 뒤집어쓴 할아버지에게는 자신의 셔츠를 벗어드리고 견우는 그녀를 업고 지하철을 빠져나옵니다. 이 장면에서 영화 <엽기적인 그녀>는 착한 성격의 견우와 과격한 성질을 지닌 그녀의 만남을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남에게 선행을 베풀면 경찰서로 간다.
술에 취한 그녀를 모텔방까지 옮긴 그는 땀에 젖은 몸을 씻기 위해 샤워를 합니다. 하지만 견우는 그 과정에서 변태로 오인받게 되고 그들이 있던 방으로 들이닥친 경찰들로 인해 견우는 경찰서 유치장에 갇히는 신세가 됩니다. 견우는 억울하다고 항변해보지만 그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결국 다음날이 되어서야 유치장에서 나올 수 있었던 견우는 집으로 향합니다. 처음 보는 여자를 구해주는 선행을 행하고서도 그의 꼴은 비참하기만 합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는 견우의 불행을 여기서 끝내지 않습니다. 다음날 견우는 한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전화의 상대방은 그가 구해줬던 그녀입니다. 그녀는 견우를 변태로 오인하고 굉장히 화가 나 있는 상태입니다. 그녀는 당장 나오라는 명령과 함께 전화를 거칠게 끊어버립니다. 견우를 만난 그녀는 견우에게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 그를 취조합니다. 불같은 성격의 그녀는 견우에게 반말을 하는 것은 물론 그에게 음료수 값까지 계산하게 합니다. 소심한 견우는 그녀에게 반항 한 번 하지 못합니다. 오해를 풀고 난 뒤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장면은 술집으로 바뀝니다. 술집에서 그녀는 또 한 번 독한 술을 연속해서 마십니다. 술 마시다가 울기까지 하던 그녀는 또 한 번 견우 앞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들어버립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다음 장면은 다들 예상했듯이 처음 견우가 그녀를 데리고 갔던 모텔방입니다. 모텔 주인은 이제 그들을 아는 체하며 인사까지 건넵니다. 견우는 이번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몸이 땀에 젖었지만 샤워를 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는 술 깨는 약을 사 와서 자고 있는 그녀에게 먹입니다. 밤새 그녀를 간호하던 견우는 그날 밤 깜빡 잠에 들고 맙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관계는 재미있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 모르는 사람은 간첩.
영화 <엽기적인 그녀>는 '전지현' 이란 배우를 일약 스타로 만들어 준 2001년 화제의 영화입니다. 당시 긴 머리의 청순한 외모로 큰 주목을 받았던 전지현 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녀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던 영화 <엽기적인 그녀>는 2021년 리메이크되어 같은 제목으로 재개봉되기도 했습니다.
배우 '차태현' 은 평소에도 사람들에게 이미지가 좋은 배우로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관객들이 순진하고 착한 성격의 견우 역엔 차태현만큼 잘 어울리는 사람도 없을 거라는 평가를 했습니다. 실제로 차태현은 견우 배역을 잘 소화해내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유쾌한 분위기의 <엽기적인 그녀>는 영화 후반부에 감동적인 요소도 놓치지 않고 집어넣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합니다. 웃음과 재미, 감동까지 곁들인 영화 <엽기적인 그녀>는 지금 다시 봐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정도인데요. 20년 전 추억을 되살리고 싶은 분들에게 특히 더 추천하고 싶은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