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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Frozen, 2013)

겨울왕국
겨울왕국

  • 제목: 겨울왕국
  • 개봉: 2014. 01. 16.
  • 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얼어붙은 강 위에서

<겨울왕국>의 첫 장면에선 오로라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밤하늘 아래 수많은 남자들이 얼어붙은 강에서 얼음을 캐고 있다. 그 무리에 작은 남자아이와 당나귀도 그들의 일을 돕고 있다. 비장한 노래를 부르며 얼음 캐는 것을 계속하는 남자들. 이윽고 원하는 양의 얼음을 획득한 남자들은 썰매를 타고 마을로 사라진다. <겨울왕국>의 화면은 바뀌어 한 왕궁을 비춘다. 잠을 자고 있는 어린 여자 아이 뒤로 그녀를 깨우려는 또 다른 여자 아이가 등장한다. 자고 있는 흰머리의 어린아이의 이름은 엘사. 그리고 그녀를 깨우는 장난기 많은 소녀의 이름은 엘사의 동생인 안나이다. 결국 언니 엘사의 잠을 깨우는 데 성공한 안나는 언니를 데리고 눈사람을 만들러 궁 1층으로 내려온다. 넓은 복도로 내려온 두 사람. 안나는 언니에게 마법을 보여달라며 엘사를 재촉한다. 엘사는 그런 동생이 귀여운 듯 준비됐냐는 말과 함께 양손을 굴리기 시작한다.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그녀의 손을 따라 하얀 만들어진 하얀빛이 이내 눈이 되어 내렸기 때문이다.

 

자매에게 찾아온 불행

놀라운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겨울왕국>의 주인공인 엘사가 발을 한번 바닥에 구르자 이내 넓은 복도는 빙판장으로 변한다. 환상적인 마법에 신이 난 안나는 궁 안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느라 바쁘다. 눈을 다루는 마법을 부릴 줄 아는 엘사는 이내 궁 안을 말 그대로 겨울왕국으로 바꿔놓는다. 엘사는 하얀 눈을 굴려 귀여운 눈사람 하나를 만들어낸다. 그 눈사람의 이름은 울라프. 엘사는 안나에게 울라프를 안아달라고 말했고 안나는 망설임 없이 울라프를 사랑스럽게 안아준다. 눈 계단을 만들며 신나게 뛰어노는 엘사와 안나. 그 순간 불행이 닥쳐온다. 너무 빠른 속도로 얼음 계단을 뛰어가던 안나가 엘사의 눈 마법을 잘못 맞고 기절하게 된 것. 엘사는 기절한 안나를 부둥켜안고 당황해 어쩔 줄 몰라하며 아빠와 엄마를 찾는다. 

 

두려워해서는 안돼

 엘사의 울부짖음에 한달음에 달려온 그녀의 아빠와 엄마. <겨울왕국> 속 왕과 왕비인 그들은 당장 안나에게 걸린 마법을 풀기 위한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도서관의 모든 책들은 뒤져보고 나서야 방법을 찾은 그들은 말을 타고 어디론가 급히 향한다. 그들이 찾아간 곳은 트롤들이 사는 곳이었다. 엘사의 아버지를 보고 그가 왕임을 바로 알아차린 트롤의 우두머리는 엘사를 향해 그녀의 능력이 타고난 것인지, 아니면 저주받은 것인지를 묻는다. 왕은 타고난 것이라며 엘사가 성장할수록 그녀의 힘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대답한다. 미동도 없던 안나를 살펴보던 트롤의 우두머리는 안나가 다행히 심장까지 얼어붙은 것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트롤은 안나의 머리에 걸린 마법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서는 안나의 기억까지 모두 지워야 한다고 말한다. 대신 즐거웠던 기억들은 모두 남겨두겠다며 왕 일행을 안심시키며 안나의 머리에 잠시 손을 가져다 댄다. 이제 안나는 괜찮을 것이라 말하는 트롤. 대신 그는 엘사의 힘을 걱정한다. 그녀의 능력은 근사한 것이었지만 반대로 굉장히 위험한 것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트롤은 엘사가 그 힘을 통제할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러면서 엘사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바로 '두려움' 이란 아리송한 말을 남긴다. 이때부터 영화 <겨울왕국>은 슬픈 스토리로 이어지게 된다. 

 

고립된 안나의 슬픔

트롤의 말을 들은 왕은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 엘사가 그녀의 힘을 통제할 수 있을 때까지 그녀와 모든 사람들의 접촉을 차단시키겠단 것이었다. 그게 비록 엘사가 가장 사랑하는 안나일지라도 말이다. 그때부터 어린 엘사는 궁 안에서 철저하게 고립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겨울왕국>에서 기억을 잃어버린 안나는 그 사실도 모른 채 안나에게 외면당해 슬프기만 하다. 하지만 천진난만한 안나는 늘 엘사의 방 앞으로 가 함께 놀자며 그녀의 방문을 두드린다. 안나와 함께 놀고 싶은 마음은 엘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녀가 다칠까 걱정되는 엘사는 결국 그녀의 제안을 매번 차갑게 거절할 수밖에 없다. <겨울왕국> 스토리는 잔인하리만큼 엘사를 고립시킨다.  

 

<겨울왕국> 속 시간이 지날수록 엘사의 힘은 점점 강해진다. 그녀의 의자가 아니더라도 그녀가 만지는 모든 것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엘사는 트롤의 우두머리가 말했던 두려움이 자꾸 커진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해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엘사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포옹할 수조차 없게 된다. 그렇게 <겨울왕국> 속 시간은 흘러 엘사와 안나는 성인이 된다. 이때 영화 <겨울왕국>에서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다. 왕과 왕비가 바다로 떠날 일이 생기게 되는데 이때 폭풍우로 둘 다 목숨을 잃게 된 것이다. 아버지와 어머니 장례식에도 참석할 수 없었던 엘사. 안나는 슬픈 모습으로 엘사의 방으로 향한다. 모두들 엘사를 찾는다며 이제는 세상에 언니와 나 둘 뿐이라 말하는 안나. 그녀는 방안으로 그녀를 들여보내 달라며 애원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얼어붙은 방에서 안나의 흐느낌을 모두 들은 엘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여전히 아무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