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걸리버 여행기
- 개봉: 2011. 01. 27.
- 감독: 롭 레터맨 (Lob Letterman)
- 출연: 잭 블랙 (르무엘 걸리버 역), 제이슨 세걸 (호라티오 역), 에밀리 블런트(메리 공주 역), 아만드 피트 (달시 실버만 역), 빌리 코놀리(테오도르 왕 역), 크리스 오다우드(에드워드 장군 역), T.J 밀러 (댄 역), 제임스 코든(징크스 역) 등.
농담이 일상의 전부인 남자.
아침 7시가 되자 출근 준비를 하는 남자가 등장합니다. 이 남자가 바로 영화 <걸리버 여행기>의 주인공 르무엘 (잭 블랙)입니다. 사람들로 분주한 뉴욕 거리를 지나 그는 한 건물로 들어갑니다. 르무엘은 누군가의 이력서를 들여다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는 면접 지원자가 1990년생인 것을 보고 잠시 놀라워합니다. 하지만 르무엘은 곧 별 거 아니라는 듯 이력서를 던져버리고 지원자 댄 (T.J 밀러) 에게 직접적인 질문을 합니다. 르무엘이 댄에게 우편실 직원으로서의 향후 미래에 관한 계획을 묻자 그는 심드렁하게 우편실을 벗어나는 것이라 대답합니다. 그런 삐딱한 댄이 마음에 든다며 그를 바로 채용하겠다는 르무엘에게 댄은 어이없다는 듯 어제 인사과에서 자신은 이미 채용된 상태라고 말합니다.
영화 <걸리버 여행기>의 르무엘은 직속 선배로서 댄에게 신문사 건물 곳곳을 소개하며 일하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하지만 르무엘은 첫 우편물 전달부터 실수 연발입니다. 르무엘을 뒤따르던 신입사원 댄은 유명 신문 기자를 발견하고 반가워합니다. 댄은 난감해하는 르무엘을 뒤로하고 그에게 다가가 파생상품 관련 경제 기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눕니다. 초조하게 그들을 지켜보던 르무엘은 따로 댄을 불러 한 가지 충고를 합니다. 우편실 직원은 눈에는 보이지만 소리를 내서는 안 되는 존재이기에 함부로 직원들에게 말을 걸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댄은 그런 르무엘을 비웃으며 사실 직원들에게 말 걸기 두려운 것 아니냐며 그에게 되묻습니다. 르무엘은 그들을 존중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댄에게 변명하던 그때 그의 짝사랑 상대가 등장합니다. 이 장면에서 영화 <걸리버 여행기>의 주인공 르무엘의 진짜 모습이 곧 드러나게 됩니다.
더 이상 멈춰있을 수는 없다.
달시(아만다 피트)의 가벼운 인사에도 르무엘은 부끄러워서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합니다. 잠시 달시가 자리를 비운 사이 댄은 달시에게 데이트 신청을 해보라며 르무엘을 부추깁니다. 댄이 둘만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기까지 했지만 그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주말 약속 여부를 묻는 그녀에게 바쁘다며 단답을 합니다. 무안해진 달시는 더 이상 르무엘과 대화를 이어나가지 못합니다. 달시가 자리를 벗어나고 나서야 르무엘은 바보같이 기회를 놓친 자신을 탓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영화 <걸리버 여행기>의 주연 르무엘은 세상에 대해 겁이 많은 남자입니다. 그래서 르무엘은 그의 약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지금까지 허세로 그를 보호해 왔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점점 그에게 좋지 않게 돌아갑니다. 르무엘의 부하 직원이었던 댄이 그의 직속상관으로 초고속 승진을 하게 된 것입니다. 10년 동안 승진은커녕 늘 제자리였던 르무엘은 생각이 많아집니다. 댄은 늘 말만 번지르르하게 늘어놓고 실속이 없는 르무엘에게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조언합니다.
자존심 상해하며 사무실을 나서던 르무엘은 뭔가 결심한 듯 달시가 있는 부서로 그녀를 찾아갑니다. 영화 <걸리버 여행기> 속 그의 결정은 이후 그의 삶의 엄청난 변화를 가지고 옵니다.
예스맨. 망망대해로 나가다.
그러나 막상 그녀 앞에 서니 르무엘은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결국 어색한 분위기에 그는 달시 앞에 놓인 서류를 아무렇게나 집어 들고는 할 일이 많다며 그녀의 방에서 나가려고 합니다. 영화 <걸리버 여행기> 속 달시는 그가 집어 든 서류를 확인하고는 그에게 여행 기사 작성하는 것에 관심이 있냐며 묻습니다. 알고 보니 르무엘이 집어 든 서류는 여행 기사 지원서였습니다.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는 말솜씨는 뛰어났던 르무엘은 일사천리로 거짓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마치 원래부터 뉴질랜드나 멕시코 등을 다녀온 적이 있었던 것처럼 그녀 앞에서 허세까지 부립니다. 달시는 그의 말을 듣고는 그에게 여행 관련 기사를 내일까지 작성해 와 볼 것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달시는 르무엘에게 도전하는 자세가 멋지다며 응원까지 보냅니다.
영화 <걸리버 여행기>는 집으로 돌아온 르무엘이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걸리버 여행기라는 제목 외에는 쓸 내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머리를 쥐어짜며 고통스러워하던 그는 결국 괜찮은 인터넷 기사들을 밤새 짜깁기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뒷감당에 대한 걱정보다는 그녀에게서 점수를 따내는 것이 더 우선입니다.
영화 <걸리버 여행기>는 다음날 달시가 그의 글을 확인하고는 문체나 내용이 훌륭하다며 그의 글쓰기 능력을 극찬하는 장면으로 바뀝니다. 그가 속임수를 썼다는 사실을 모르는 그녀는 르무엘에게 취재까지 요청하기로 합니다. 타이밍 좋게도 버뮤다 삼각지대의 비밀을 안다는 제보자의 연락도 들어와 있습니다. 그녀는 그곳에 르무엘을 보낼 생각입니다. 보트 운전을 할 수 있냐는 그녀의 물음에 그는 또 무조건 할 수 있다고 대답합니다. 그녀 앞에서 그는 늘 예스맨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무려 3주 동안이나 바다 위에 혼자서 보트를 타야 한다고 합니다. 그가 가지 않으면 그녀가 가야 했을 거라고 안심하는 그녀를 실망시킬 수는 없습니다. 르무엘은 그녀가 준비한 버뮤다 관련 서류들을 받아 들고 새로운 시작을 해보려고 합니다. <걸리버 여행기>라는 영화의 제목처럼 정말 그에게 여행이 시작되려는 순간입니다.
봐도 될만한 영화일까?
영화 <걸리버 여행기>의 주인공인 잭 블랙은 우리나라 개그 프로그램 <무한 도전>에 출연한 적도 있을 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입니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유명한 배우로 활동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활동 초기 조연으로 시작했던 그는 점점 그의 개성과 연기력을 인정받아 주연급으로까지 발전하게 됩니다. 1992년 영화 <밥 로버츠>를 시작으로 그는 코미디 연기뿐 아니라 <데드 맨 워킹> 같은 정극에도 도전했을 정도로 그의 연기 스펙트럼은 넓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걸리버 여행기>는 비평가들에게 '잭 블랙이라도 어쩔 수 없었다'라는 다소 아쉬운 평을 듣긴 했지만 잭 블랙의 재치 있는 연기를 감상하기에는 아쉽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동화를 미리 접한 아이들이 본다면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로 <걸리버 여행기>를 추천합니다.